9로평상은 대형카페로 서울시의 항동공공택지지구 동측 말단부에 위치한다. 35m 도로를 경계로 대지 북측에 공립 수목원이 인접해 있다. 전통목재가구의 일종인 평상이 이곳에서는 건축 공간과 한 몸으로 일체화된 콘크리트가구로 번안되어 소개되고 있다. 가로와 높낮이를 같이하는 공동체 마당, 3, 4층을 연결하는 평상스탠드, 4층과 루프탑을 연결하는 외부 계단, 루프탑 평상 등은 분리된 각 층 사이에 물리적 및 정서적 연속성과 일체감을 부여한다. 동시에 이들 각각의 공간은 층을 오르내릴 때마다 혹은 평상 자리가 달라질 때마다 조망점에도 큰 변화를 동반하는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외부 공간에는 온돌 평상이 구현되어 있다. 외부 평상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계절의 한계를 보완하고, 더불어 사용자가 건축과 체온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정서적 사유를 유도하기도 한다. 공장과 카페, 성향이 각기 다른 두 영역이 독립적이면서도 상호보완적 관계를 모색하고자 선택한 요소는 ‘유리’다. 공장 안의 소음을 막고 온도를 지키는 등 민감한 작업 환경을 물리적으로 막는 한편, 시각적으로는 직접적인 관람을 유도하여 신뢰를 이끌어 낸다. 공장 내의 작업자에게도 투명한 유리 분리막은 효과적이다. 외부를 향해 시야가 열려 있어 인근 수목원의 사계절과 하루해의 변화를 고스란히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건축 전체를 아우르는 평상의 개념은 ‘공동체 평상’의 이름으로 지층의 가로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실제로 지역 주민들의 소모임, 보행자 쉼터, 작은 음악회 등 평상을 중심으로 공동체 프로그램이 자연스레 작동하면서 이웃 주민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고 있다.
"도시개발지역과 공원과의 경계부지에 위치한 대지의 특징을 살려, 대지에서의 공원조망과 공원에서의 건물조망이라는 시각적 상호연계성을 잘 살린 작품이다. 건축물은 가운데 공장부분을 수직으로 오픈하고 그 주변으로 콘크리트 구조물의 경사진 슬라브와 대형계단으로 둘러싸게 하여 역동적인 내부공간을 만들고 있고, 사이사이에는 좌식으로 앉는 평상을 두어 한국적 공동체 생활 양식을 현대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콘크리트의 구조적 한계와 조형적 가능성을 다루는 건축가의 능력이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