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의 확장된 공간인 나인브릿지 파고라는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컨트리클럽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평상시에는 클럽하우스 레스토랑과 연계되어 사용되지만 필요하면 세미나 및 연회장으로 사용된다. 대지 내의 600여 년은 족히 된 제주의 팽나무는 골프장이 건설되기 훨씬 전부터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에서 고목은 클럽하우스의 중심을 상징함과 동시에 다른 기능의 클럽 영역을 연결 짓는 역할을 한다. 본 작품은 그리드 방식으로 나누어진 기존 클럽하우스의 형태와 고목의 선형 사이에서 절묘한 완충제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균형점을 형성한다. 공간적 균형을 매개하는 재료인 유리를 통해 기존의 질서에 자신의 존재를 최소한으로 드러내게 했다. 투명한 건축은 곧 물리적으로 최소한의 건축적 요소로 구성된 공간을 의미한다. 구축의 문제는 곧 최소화된 설비와 일체화된 구조를 전제로 성립될 수 있다. 구조와 설비가 일체화된 이중덕트 시스템으로 내부 덕트는 환기 및 공조, 외부 덕트는 구조체를 구성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제주의 기후에 대응해 내부 공간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고밀도 단열재를 2개의 덕트 사이에 설치해 결로를 방지한다. 6개의 메인 구조체에 48개의 덕트로 이루어지며 배관을 위한 환기 덕트를 설치하였다. 나무에서 차용된 형태와 뿌리에서 줄기로 양분을 공급한다는 의미를 기능적으로 풀며 기능과 형태를 같은 언어로 표현하였다. 이러한 점에서 나인브릿지 파고라는 건축의 지극히 본질적인 장소성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으나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적인 진화를 거듭한 프로젝트이다.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한국건축가협회 특별상_<나인브릿지 파고라>_사진ⓒ이정훈
"올해의 수상작은 이정훈(조호건축사사무소)의 <나인브릿지 파고라>다. 골프장이라는 쾌적한 입지와 대기업 건축주의 풍부한 지원, 그리고 프로그램의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것은 좋은 조건이었던 반면, 전체 프로젝트 기간이 7개월에 불과했다는 것은 반대로 상당한 현실적 제약이었다. 이정훈은 국제적 네트워크와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활용을 통해 수많은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 나갔고, 이 과정에서 보여준 신선한 패기와 도전정신은 이 프로젝트를 높게 평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인접한 보호수를 은유적으로 재해석하여 ‘숨 쉬는 파빌리온’이라는 건축적 개념을 만들고, 구조와 설비를 긴밀하게 결합했으며, 제작 과정과 조형 언어 간에도 유기적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면서도 이 모든 과정에서 미학적 통제를 집요하게 유지했다.
이러한 심사과정에서는 개별 작업에 대한 평가와 함께 이 상이 한국 건축계에 던지는 메시지라는 두 개의 축이 공존하고 있었다. 심사위원들은 <나인브릿지 파고라>가 그러한 기준을 모두 충족한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상작으로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