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은 일제 강점기 시대 5년간의 옥고를 치렀고, 한국동란 시기에 이념적 분쟁 사이에서 죽임을 당한 애국지사이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한센인들과 더불어 살며, 투철한 기독교의 거룩한 희생정신을 보여준 성자이다. 이 기념관은 한 인물의 유물로 박제된 전시를 하는 방식에서 탈피하 여, 손양원의 정신적 유산을 공간 속에서 구축한다.
[닫힌 조형 / 번잡과 고요 사이] 노출 콘크리트 실린더는 외부로 ‘닫힌 조형’으로 기념관의 상징 성을 잘 드러낸다. 이는 위쪽으로 하늘과 아래의 수공간을 향해 열려 있는 동시에, 도심으로부터 기념관 내˙외부공간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다. 경사로와 복도는 도시의 번잡함을 잊게 하며, 기념관을 내면적 고요로 전환 시켜주는 완충적 건축 장치이다.
[들린 볼륨 / 성과 속 사이] 그는 인간 적 영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천상의 가치에 소망을 두며 살다가 사라져간 초인적 인물이다. 그리하 여 현대 건축의 형태이면서, 더욱 경건함을 잘 드러내기 위해 ‘들린 볼륨’이라는 형상으로 이를 표현하였다. 땅으로부터 들려 있는 육중한 콘크리트 볼륨은 그 구조적 신비함을 통해 엄숙함을 느끼게 한다.
[경사 통로 / 직각과 대각 사이] 수직과 수평면이 이루는 직각의 세 전시실은 그 바깥을 곡면으로 스치듯 가로지르며 상승하는 대각의 통로와 연결된다. 각 전시실 틈새로 보이는 경사로는 ‘직각과 대각의 정점’을 이룬다. 큐브가 완결적이고 정적이라면, 통로는 역동적이며, 수공간과 물 위의 작은 파동은 동적 효과로 대비를 이룬다. 이곳은 그의 삶인 저항, 희생, 화해의 정신을 되새겨 보는 공간이다.
[공간 전시 / 전시물과 공간 사이] 좁고 어둡고 긴 통로를 거쳐서 들어가게 되는 첫 번째 방은 일제에 저항하다 투옥된 그의 ‘나라 사랑’을, 두 번째 방은 곪아 터진 한센인 피부를 형상화한 그의 ‘사람 사랑’을, 마지막 방은 아가페적 사랑을 의미하는 붉은 방으로써 그의 ‘하 늘 사랑’을 표현한다. 이는 유물 전시관이라기보다 그의 정신적 유산을 건축에 담아낸 기념적 ‘공간 전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