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장소를 기억하게 될까? 건축이 사라진 뒤 이 장소를 방문했을때 우리는 이곳에 대해 떠올릴때 무엇으로 떠올리게 될까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떤 장소에 도달하기 위해 무수히 많은 풍경들을 지나쳐 목적지에 도달하게 된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그 풍경들을 하나의 장면 장면으로 기억하지 않는다. 이 곳이 바다를 지나는구나, 산을 지나는 구나, 나무가 많구나하고 무의식적으로 인지하고 인식 조차 하지 못한 장면으로 넘어갈 뿐이다. 우리가 도착한 장소에 도달해서야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지나온 장면들을 하나의 프레임으로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이 공간을 경험하는 이가 무의식적으로 지나온 장면들의 마지막 결말로써 이 공간을 도달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연장선상에 있도록 하고자 했다.
이 말은 우리가 어떤 외부의 풍경을 바라보는 데에 있어, 하나의 장면으로써 기억을 하는 것이 아닌, 무수히 많은 움직임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풍경속의 일부로 이 공간을 기억하도록 하고자 하였다. 인간의 지각보다 앞에 오는 무의식속에 들어 있는 감각이다.
지각이전의 무의식에 의한 감각을 통해 느끼는 장소는 어떻게 기억이 될까에 대한 고민이 이 계획안의 시작이다.
"대지의 경사를 따라 세 개의 레벨로 구성된 이 건축은 땅의 조건을 따르면서도 강철 원형 계단을 품은 단순한 콘크리트 상자가 바다를 향한 돛처럼 인상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수직으로 솟은 매스의 거대함과 달리, 좁은 문을 통과해 카페로 이어지는 경사로는 보이드와 빛을 통해 공간의 볼륨감을 직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녹화된 중정과 바다를 향해 열린 넓은 개구부가 의도적으로 배치된 메인 홀은 강렬한 공간적 인상을 남긴다. 소규모임에도 다양한 시퀀스를 창출하며, 로우테크적 기법 속에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아 세련된 완성도를 보여준다. 공간 경험의 리듬과 전환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이 건축은, 규모와 상관없이 장소적 아이덴티티를 창출하는 건축적 힘을 잘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