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르미술관은 대릉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경주의 역사문화보존지구 안에 놓인 이 부지는 건축물의 높이, 형태, 외관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이러한 제약 속에서 이 미술관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는 주변과 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설계되었다. 과감한 조형적 제스처를 취하기보다, 이 건축은 ‘대릉원을 어떻게 담아내고 드러낼 것인가’에 주목한다. 이 미술관은 그 자체로 거대한 풍경을 감상하는 ‘프레임’이 된다. 관람자는 건축이 의도적으로 구성한 시선의 흐름을 따라 이동하며, 다양한 각도에서 대릉원을 마주하게 된다. 이렇게 이 공간은 주변의 장소를 단지 배경이 아닌 ‘사유의 대상’으로 전환시키며, 장소와 관람자 사이의 관계를 더욱 깊게 만든다. 이러한 경험은 주요한 건축적 장치를 통해 펼쳐진다.
첫 번째는 외부에서 마주치는 정면 유리 파사드이다. 고도로 반사되는 유리 표면은 대릉원의 풍경을 거울처럼 비추며, 건축물 자체는 시각적으로 뒤로 물러난다. 처음부터 시선은 건물이 아니라 그 너머의 유산을 향하게 된다. 오아르미술관은 스스로를 드러내기보다, 시선을 조직하고 인식을 안내하는 조용한 역할을 제안한다. 건축은 눈에 띄는 방식이 아니라, ‘이미 거기 있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돕는 방식으로 주변 맥락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프로젝트는 대릉원을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프레이밍’함으로써, 익숙한 풍경을 배경이 아닌 ‘주제’로 재발견하도록 유도한다. 비로소 이곳은 단지 보는 장소가 아닌, 기억하는 장소가 된다.
"오아르 미술관은 경주의 역사적 풍경과 현대적 건축 언어를 정교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신라 왕릉과 황리단길 사이에 놓인 대지 조건을 창의적으로 해석해 종이접기처럼 꺾인 이중 박공지붕을 만들고, 전시와 동선을 풍부하게 변주하였다. 지붕은 대릉원 방향으로 낮아지며 시선을 유도하고, 옥상은 전시 공간으로 확장된다. 관람자는 반사와 차경을 활용한 다섯 단계의 시퀀스를 통해 장소성을 새롭게 경험한다. 현대적 재료와 전통적 맥락의 대비 속에서, 건축은 단순한 전시 시설을 넘어 풍경을 전시하는 새로운 건축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역사와 일상의 경계 위에서 현대 건축이 취할 수 있는 태도를 세련되게 보여주며, 장소의 기억과 현재적 경험을 동시에 열어 놓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