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프로젝트는 군산 영화동 일대, 오랜 시간 도심 공동화가 누적된 구역에 대한 회복적 개입이다. 일제강점기 계획도시로 출발한 군산은 수탈의 거점이자 상업도시로 기능했고, 한국전쟁 이후에는 미공군기지를 배경으로 또 다른 번성기를 겪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방치된 원도심의 흔적은 적산가옥과 그를 점유하던 점집들로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 본 프로젝트는 서측 적산가옥군과 동측 호텔 부지를 포함한다. 특히 적산가옥군은 다양한 시대의 켜가 중첩되어 본래의 형체를 구별하기 어려웠고, 구조적으로도 대부분 생명을 다한 상태였다. 우리는 도시 형식과 시간의 층위를 보존하면서도 새로운 시대를 수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복원’을 원칙으로 삼았다. / 전체를 해체하고 재조립하는 과정을 통해, 성한 목재 부재는 최대한 재사용하고 나머지는 새 부재로 교체하였다.
평면은 유연하게 해석하되 기본적인 목구조 틀은 존중하였고, 외장재와 디테일은 지금 이 시대의 감각으로 다시 구성하였다. 목재, 적벽돌, 타일, 미장 등 군산의 정체성을 이루는 재료는 이곳에서 새롭게 해석되어 또 하나의 시간의 켜로 자리 잡는다. / 본 프로젝트는 과거를 기억하되,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다양한 시간의 결이 응축되어 만들어낸 이 복합체는, 다시 사람들이 돌아오는 ‘도시적 귀환’의 시작점이자 새로운 군산의 가능성이다.
"군산 원도심의 한 도시 블록을 대상으로 한 본 재생 프로젝트는 단순한 공간 복원이 아니라, 건축가와 건축주가 공유한 고민과 이상을 건축적 언어로 풀어낸 결과물이다. ‘재생 이후 또 다른 100년’이라는 분명한 화두 아래, 건축공간 구조와 재료, 공법에 대한 세심한 고찰이 더해져 파편화될 수 있는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새로운 공동체적 질서를 만들어낸다. 특히 오늘날 원도심 재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피상적 레트로 경향과 뚜렷이 대비되며, 재생 건축의 관행에 대해 중요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이는 단순히 물리적 재생을 넘어 건축이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더 나아가 도시의 기억과 미래를 연결하는 실천이 무엇인지 묻는 의미 있는 시도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