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일대가 각종 상업시설들이 밀집하면서 송파대로변에서 점차 골목안쪽으로 배후상권이 자라나게 되었다. 대로의 동쪽으로 한 블럭 들어가면 남북으로 통하는 골목길에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들이 들어섰는데 그 길을 ‘송리단길’이라고 불렀다. 강남의 상권이 주거중심에서 주거와 상권의 혼합으로 발전했듯,
이곳도 주거지역에서 상업시설들이 섞이면서 변천을 거듭하고 있다. 해당대지는 송리단길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기존에 있었던 두 개의 주택을 철거한 필지로서,
새롭게 건축을 할 건물은 길이 가진 기존 도시맥락을 각 층 곳곳으로 이어지도록 하였다. 보행자가 많은 골목길의 특성 상 1층 매장이 많이 붐비는 곳이다. 이 길에 접한 건물을 특징지을 수 있는 개념은 모든 층을 1층과 같이 만들자는 것이었다.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이 건축물은 각 층마다 외부로 접한 통로를 통하여 들어갈 수 있다. 즉 ‘길의 연장’이 되는 건물을 생각했다. 건물로 진입하는 부분은 길과 맞닿아 있다. 진입부분에서 지상과 지하로 가는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외부계단으로 계획하였다. 이용자들은 건물의 외곽을 감싸고 올라가는 외부계단과 테라스를 통해 각 실에 들어가며, 층마다 달라지는 거리풍경을 느낄 수 있다. 계단이라는 건축요소를 단순히 이동하는 공간이 아닌 길의 확장공간으로 의도하였다. 건물의 형태는 이 길이 지나간 후의 남은 것의 결정체이다. 그것을 극대화하기 위해 외장재는 골조가 그대로 드러나는 노출콘크리트를 사용하였다. 유로폼 노출과 송판노출을 선택적으로 사용하여 단조로움을 피했다.
"부지의 코너에서부터 시작된 외부 계단이 옥상까지 둘레길처럼 건물을 두르게 함으로써, 도시공간과 건물을 유기적으로 엮어주고, 길의 연장이 건물의 기능으로 이어진다는 주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건물이다. 최대면적을 확보하려는 기존의 일반적인 볼륨의 상가와 달리, 콘크리트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외부의 경관을 건물로 끌어 들여오도록 하였고, 내부의 모습은 중첩시켜 보이도록 함으로써 인근 상가 지역의 도시경관을 새롭게 변화시켜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