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해안동은 제주시 중심지와 가깝지만, 도심지와는 다른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진다. 중산간로보다한라산 위쪽에 위치한 대지로, 완만한 경사를 가지고 있어 멀리 바다가 보인다. 도로와 근접한 대지이지만, 도로와 대지 사이에 수령이 오래된 수목들이 심겨 있어 소음과 프라이버시 확보가 가능한 땅이기도 했다. 도로와 중정은 약 2m의 높이차를 갖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중정에 다다르기 위한 너른 진입 계단을 건축주는 집으로 친구들이나 지인을 초대해 술 한잔 기울이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편안한 중정을 갖길 원했다. 그래서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에 대응할 수 있는 깊은 처마와 너른 필로티하부의 공간을 제안했다. 실내의 모든 공간이 중정을 바라보고 있고, 특히 필로티를통해 내부 중정에서 주변의 시선으로부터는자유롭지만, 비를 맞지 않고 원경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두어 경사지와 어우러진 조경 공간을 바라보면서 실내로 들어올 수 있게 하였다. 중정 남쪽에 대나무담 너머 해안동주택은 제주의 전통민가의공간 구성을 차용하여 안거리와 밖거리의 개념을 적용하였다. 밖거리의 공간은 자녀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자녀가 출가를 하게 되면 게스트룸이나남편의 공간으로 활용될 계획이다. 경사지를 이용한 다양한 레벨의 외부 공간은 한층 더 내부 공간의 실외 확장을 증폭시킨다.
"올해 아천건축상에 응모한 5작품은 모두 훌륭하고 우수한 작품으로 작품성이 뛰어나고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각각의 특성과 표현방식을 지니고 있어 심사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특히 건축가들이 한국전통건축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그 내용을 자기들의 작품에 반영하고자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심사위원들은 아천건축상의 취지인 “한국적 설계 이념과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적 조화미를 나타내려는 의지가 보이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심사하였다. 그 결과 제주도에 건축한 “연안재”를 올해 아천건축상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연안재는 제주도에 건축한 단독주택으로 현대건축의 재료를 사용하여 건축하였지만 제주도의 전통건축과 한국의 전통건축 기법을 응용하여 땅과 사람의 관계를 읽고 전통건축의 공간구성 전개방식은 유도공간과 전이공간, 사이공간, 주공간으로 구성하였다. 그리고 건축적인 기법에서 안거리와 밖거리를 응용하고 한국건축의 내용인 툇마루, 경사지붕, 차경 등의 기법을 응용한 점이 돋보였다. 특히 건물을 ㄷ자 형으로 배치하고 지형의 경사를 활용하여 주변의 자연환경을 끌어들이고 대나무 루버를 활용하여 시선을 차단하면서 차경을 도입한 점, 전정에서 중정에 이르는 공간구성의 기법, 중정에서 옥상정원에 이르는 공간구성 등은 한국전통건축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프레임 현상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모두가 우수하고 뛰어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한 작품만을 선정한다는 것은 어렵고도 아쉬운 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