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이치 갤러리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지닌 로툰다(Rotunda)건축양식을 차용해 전통적인 유형의 공간시퀀스를 3차원적으로 해석하여 제공하면서 동시에 급변하는 미래의 모빌리티 환경과 기술변화에 대응가능하도록 계획되었다. 내부공간에서 모빌로봇들과 보행, 그리고 장애인까지 이동이 유연하게 연결되도록 기울기1/12로 계획된 램프는 로비부터 옥상까지 전체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램프의 형태에 따라 정면부는 라운드의 형태를 띠게 되고, 독특한 인지성으로 새로운 분위기의 가로환경을 조성하게된다. 램프는 각 층을 연결하며 외벽 볼륨을 통해 복잡한 주변경관을 차단하면서도 부분적인 오프닝을 통해서는 외부의 도시적인 경관을, 고측창을 통해서는 하늘경관과 공간을 채우는 빛을 교차제공하여 다이나믹한 공간경험을 만들어낸다. 외부를 감싸는 절곡된 원판 GFRC패널은 철골조의 건물에서 그 자체로써 외피가 되며, 내부에도 동일한 볼륨감을 만들어낸다. 디에이치 갤러리의 구조, 외피, 공간의 일체화는 완결된 체계로 건축을 통합하기 위한 시도였다. 219개의 커스터마이징되어 제작되는 비정형 GFRC(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시스템은 연속적인 공간의 체계를 잡기위한 구조이자 외피로써 건물의 체계를 완성한다. 파사드와 일체화된 구조체는 통합된 시스템으로써 장식을 최소화하고, 연속된 공간의 볼륨감을 내외부에 통합적으로 드러내고자 하였다. 근대건축의 합리성에 기인한 외부와 내부 공간의 통합된 체계를, 발전된 디자인툴과 소재를 적용하여, 비정형의 체계에서도 구현할 수 있는 합리적 텍토닉의 논리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디 에이치 갤러리는 고전적 의미의 로툰다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자 한 프로젝트라 보여진다. 기존 로툰다가 두터운 외벽 내에 서브공간을 두어 미술품을 전시하였다면 디 에이치 갤러리에서는 모빌리티와 전시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구성하였다. 즉 건물 중앙에 전시공간을 배치하고 외벽을 램프로 연결함으로서 주택전시관이 필요로 하는 연계동선을 수직적으로 연결한 것이다. 이처럼 건물 외곽에 램프를 배열하는 것은 상당히 복잡한 공사과정을 수반하게 된다. 사각형 대지에 램프의 곡면형태가 부가됨과 동시에 램프 사선과 입면이 맞물려 네 면이 다른 비대칭적 형태가 구축되는 것이다.
본 프로젝트에서는 이런 복잡한 외벽을 해결하기 위하여 219개의 커스터마이징 제작된 GFRC (Glass Fiber Reinforced Concrete)가 사용되었다. 높이 7.5m x 폭 2.5m 의 30mm GFRC을 서브프레임과 결합하여 공장에서 제작, 현장에서 설치하는 방식으로 시공한 것이다. 특히 219개의 각기 다른 곡률을 가진 패널들을 3D BIM 모델링을 통하여 계측함으로써 3차원적으로 달라질 수밖에 없는 패널간 결합 지점들을 정밀하게 예측하고자 한 것이다. 또한 GFRC 표면에 리브 패턴을 구성하여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입면에 표면 질감을 부가한 점 또한 특징이다.
이처럼 디에치 갤러리는 각기 다른 입면으로 구성되는 삼차원적 매스를 3D BIM을 기반으로 한국적 시공 현실에 맞게 적용한 프로젝트이다. 기존 GFRC의 기술적 한계를 넘어 최장 스팬으로 모듈 제작하고 현장에 탄력적으로 적용함으로서 비정형 패널의 대량생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는 현대건축의 흐름 속에서 김종성 건축이 추구하는 기술 개념의 새로운 방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